임신 중 고혈압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안전한 생활습관 개선, 균형 잡힌 식이요법, 그리고 전문가의 지시에 따른 약물치료를 통해 조기 발견과 철저한 관리를 실천해야 합니다.
임산부를 위한 생활습관 관리
임신 중에는 혈압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생활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먼저 안정적인 심혈관 건강을 위해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루 20–30분, 주 5회 이상 실시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걷기나 가벼운 스트레칭, 수영은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며 혈류 순환을 촉진하고 다리 부종을 완화합니다. 단, 운동 전후로 반드시 혈압을 측정하여 정상 범위(수축기 140mmHg 미만, 이완기 90mmHg 미만)를 유지하는지 확인하고, 무리한 활동은 피해야 합니다.
수면과 휴식 역시 혈압 관리의 핵심입니다. 임산부는 하루 8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낮에는 20분 이내의 짧은 휴식을 통해 과도한 피로를 방지해야 합니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이나 과도한 조명은 자율신경계를 자극하므로, 조용한 음악 감상이나 호흡법을 활용한 이완 훈련으로 숙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매일 명상, 요가 호흡, 점진적 근육 이완법을 습관화하여 교감신경의 과도한 항진을 억제해야 합니다.
흡연과 음주는 임신 중 절대 금지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담배 속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며, 알코올은 태아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외에도 카페인 섭취는 하루 200mg 이하로 제한하고, 과도한 카페인 음료 대신 디카페인 허브티나 물 섭취를 늘려 혈압 변동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산전 검진을 통해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즉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습관을 반드시 유지해야 합니다.
임산부 식이요법으로 혈압 조절
임신 중 식이요법은 산모와 태아 모두의 영양 상태를 고려해야 하므로, 일반 고혈압 관리 식단보다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소금 섭취는 하루 2,000mg 미만으로 제한하되, 태아의 발달을 위한 요오드와 철분 섭취는 부족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가공식품 대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저염 조미료를 활용한 가정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합니다. DASH 식단을 기반으로 통곡물·채소·과일·저지방 유제품·견과류를 골고루 포함시키되, 임신 중 열량 요구량 증가를 반영하여 300kcal 정도를 추가 섭취하도록 합니다.
칼륨, 마그네슘, 칼슘 등 혈압 조절에 도움을 주는 미네랄 섭취에 주목해야 합니다. 바나나, 시금치, 고구마와 같은 칼륨 공급원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고 혈관을 이완시키며, 견과류·통곡물·콩류의 마그네슘은 혈관 탄력성을 높여 혈압을 안정시킵니다. 칼슘은 우유나 저지방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을 통해 충분히 보충하며, 임신성 고혈압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생선(연어, 고등어)을 주 2회 이상 섭취하여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태아 뇌 발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식사 실천을 위해 주간 식단 계획표를 작성하고, 매 식사 후 식사 일기를 통해 칼로리와 영양소 섭취량을 체크합니다. 외식 시에는 드레싱을 따로 요청하거나 나트륨 함량이 낮은 메뉴를 선택하고, 숟가락 크기 계량을 통해 과식을 방지합니다. 영양사 또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개인별 건강 상태와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식단을 설계하면 지속적인 실천에 도움이 됩니다.
임신 중 안전한 약물치료
생활습관 개선과 식이요법만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임산부에게 가장 안정성이 입증된 약물로는 메틸도파(methyldopa), 라베타롤(labetalol), 니페디핀(nifedipine) 등이 있으며, 이들 약제는 태아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ACE 억제제(예: 리시노프릴)와 ARB 계열은 태아 기형 위험이 높아 임신 중 사용해서는 안 되며, 이미 복용 중이라면 즉시 대체 약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약물 용량은 환자의 체중, 혈압 수준, 동반 질환(당뇨, 신장질환 등)을 고려하여 최소 유효 용량을 투여하고, 하루 용법은 일정한 시간에 복용하여 혈중 약물 농도 변동을 최소화합니다. 복합제제(고정용량 복합제)는 복약 편의성을 높이지만, 임신 중 약물 안전성 평가가 부족할 수 있으므로 단일제 위주로 처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투여 후에는 2주 간격으로 혈압 측정과 간·신장 기능 검사를 실시하며, 부종·두통·피로감 등의 이상 반응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진에게 보고해야 합니다.
임신 후기에는 자궁 내 압박으로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있으므로, 분만 전후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분만 시에도 안정적인 혈압 유지를 위해 전문 인력의 관리 하에 진통 유도 및 제왕절개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출산 후에는 모유 수유와 연계된 약물 안전성을 검토하여 지속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안전한 임신을 위해 생활습관과 식이요법으로 혈압을 관리하되, 필요 시 전문의 처방에 따른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 모성과 태아의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